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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구교환 감독의 <대리운전 브이로그>

1. 구교환 감독의 <대리운전 브이로그>

이옥섭 감독의 <러브빌런>에 이어 바로 구교환 감독의 <대리운전 브이로그>을 관전해보았다. 이옥섭 감독의 영화는 영화 색감, 유니크한 매력이 특징인데 이 영화를 보니 구교환 감독의 영화는 예상치 못한 영상 속 도구와 유머러스함이 매력으로 다가왔다. 두 영화 모두 매력적인 작품이니 꼭 ‘이엑구’ 채널에 가서 보길 바란다.

단편 영화 <대리운전 브이로그> 포스터

이 영화의 시작은 두 여자가 대리기사를 부르는 것으로 시작된다. 아는 사람인듯 기다리는 동안 단장을 한다. 드디어 만난 대리기사. 그는 교환이었다. 두 여자는 교환의 눈코입을 빤히 관찰한다.

단편 영화 <대리운전 브이로그> 중

교환은 두 여자의 부담스러운 시선이 느껴졌는지 의아한 듯 왜 빤히 보냐며 묻는다. 그런데 두 여자는 다름 아닌 전 여자친구 소정의 언니들. 차 앞칸에 언니들이 소정을 소개하기를, 대리기사와 바람 나서 남편과 대판 싸우곤 친정집에 들어간 사람으로 소개한다. 이 말을 단번에 알아듣곤 사과하는 교환. 그리곤 차에서 탈출을 시도한다. 하지만 소정의 언니가 갖고 있던 총구가 교환에게 향하는데...

2. 예상치못한 극적 도구, 타임루프

교환이 소정 언니 총에 맞아 죽곤 영화가 이대로 끝나는 건가 싶었다. 하지만 왜인지 다시 살아난 교환. 언니들의 능력인건지 차의 능력인건지 아무튼 교환의 시간이 타임루프되며 본격적으로 언니들의 참교육이 시작된다.
소정을 포기할 생각이 없어보이는 교환을 총으로 몇 번 쏴죽이니 그제야 소정을 포기하려는 듯 옥수수를 다 먹곤 이젠 정말 소정을 잊고 가겠다고 한다. 하지만 교환이 남기고 간 옥수수 한 알... 이것은 교환의 미련이었다. 역시나 다음 영화에도 소정이가 나오려나보다

3. 역시나 관전포인트는 소정이

소정이를 알게 된 건 구교환, 이옥섭 감독이 운영하는 ‘이엑구’ 채널을 접하면서부터이다. 나도 이 채널 어디서부터 소정이가 나왔는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곧 리뷰할 두 감독의 ‘로미오’라는 영화에서 처음 소정이를 접했다. 처음 이엑구를 접하는 분들은 댓글에 소정이가 여럿 언급되면 혼란스러우실테니 미리 말씀드리자면, 소정이는 교환 시리즈에 많이 나오시는 교환의 전 여자친구이다. 서사를 자세히 알기 위해 역시나 이엑구 채널을 정주행할 예정이다.
그 외 두 번째 관전포인트로는 유머다. 이 영화 속에서 피식거린 것이 여러번인데 그 중 한 번이 교환의 대사였다.

“차를 밀어드려야 되는 건가요?”

대리기사 교환의 대사로, 운전석에 타고 있는 소정의 언니를 보고 하는 말이다. 이 글을 쓰면서도 피식 웃음이 맺혔다. 처음에는 어이가 없다가도 자꾸 되새김질하게 된다.
세 번째 관전포인트는 교환이 남기고 떠난 옥수수 한 알이었다. 소정을 끝까지 포기 못한 교환의 미련을 옥수수 한 알로 표현한 것이 재치있으면서도 역시나 어이없었다. 여태껏 소정의 언니들이 열심히 참교육한 과정이 헛수고가 되어버린 꼴이었다. 마지막 플롯을 재치있게 꺾어주면서 이 영화의 매력이 더욱 살아났다고 생각된다.

“마지막 재치 한 알까지 관전포인트인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