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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독 구교환, 이옥섭이 제작한 단편 영화 <걸스 온 탑>

1. 감독 구교환, 이옥섭이 제작한 단편 영화 <걸스 온 탑>

배우 구교환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모가디슈>라는 영화였다. 북한 참사관 역의 구교환은 내가 처음 본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뇌리에 깊게 박혔다. 정말 북한 출신 배우인가 싶을 정도로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었던 것이 기억에 남아 배우 구교환으로서 엄청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을 때 즈음, 감독 구교환에게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감독 구교환이 만든 작품 중 <걸스 온 탑>에 대해 이야기해볼 생각이다.

단편 영화 <걸스 온 탑> 중

이 영화는 천우희와 이주영, 이렇게 두 인물의 대화로 스토리가 이어진다.
천우희는 선인장을 키우다가 너무 커진 나머지 다른 곳으로 보낸 사연을 가지고 있었다. 손이 다친 이유도 너무 커버린 선인장을 안전하게 다른 곳으로 보내주다가 상처가 난 것이었다. 반면, 이주영 또한 나름의 사연이 있는데 꿈이 원래 공중 곡예였던 주영은 이것이 매리트가 떨어져 그만 두었다곤 하지만, 고소공포증으로 인해 공중 곡예라는 꿈을 포기한다. 그리곤 외발 타기에 전념한다.

2. 결말

초반에는 대화하는 둘을 보고 두 인물 모두 이기적이라고 생각했다. 누구 한 명도 서로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 없었다. 자기의 사연을 말하고 본인들 마음 풀기 바빠보였다. 그런데 이야기의 종지부를 찍을 때쯤, 이주영은 낙심해있는 천우희에게 무심하게 따뜻한 말 한 마디를 던진다.

“선인장은 태양이랑 맨날 포옹하는데 니 포옹이 무슨 소용 있어. 그냥 곁에만 있어주면 되는 거 아니야?“

그리곤 이어 이주영은 본인 어깨에 올라타라고 하며 천우희를 태우고 외발을 탄다. 이주영은 끝까지 천우희 곁에 있어주며 마지막 말과 행동으로 위로를 건넨 것이었다.
이주영이 계속해서 넘어지던 외발을 천우희까지 태우고 탈 수 있게 된 이유 또한 천우희가 계속해서 이주영의 곁을 지켜주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두 인물은 처음엔 이기적인 듯 보였지만, 서로의 곁을 끝까지 지키며 서로에게 가장 위로가 될 만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실천해주는 진정한 친구였다.

3. 이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주제의식

이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주제의식은 나 또는 당신이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겐 위로가 된다는 것을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주영과 천우희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서로 위로가 되고 성장하게 되는 것처럼 선인장에게도 천우희가 곁에 있고 사랑을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위로가 되었을 것이다. 만약 누군가의 위로가 되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다면 그 사람의 곁에서 머물러 보는 것이 어떨까. 가장 확실한 위로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위로는 그 사람의 곁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실천 가능함을 알려준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