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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구교환, 이옥섭 감독의 <사람냄새 이효리>

1. 구교환, 이옥섭 감독의 <사람냄새 이효리>

이엑구. 2X9는 감독 구교환과 이옥섭이 운영하는 유튜브 이름이다. 이곳에서는 이옥섭과 구교환이 감독으로서 낸 다양한 단편 영화를 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사람냄새 이효리>라는 작품을 접하게 된 것은 처음 단편 영화 <걸스 온 탑>을 접한 후였다. 이 작품은 나에게 가볍지만 짙은 여운으로 남아 다른 작품도 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그렇게 우연히 포스터로만 잠깐 접했었던 <사람냄새 이효리>를 보게 되었다. 왜 이제 봤지?

단편 영화 <사람냄새 이효리> 포스터

2. 제목에서 알 수 있는 다중적 의미

1) 셀럽들의 인간미를 나타내는 사람냄새
우리가 대표적인 셀럽을 떠올린다고 하면 많은 연예인들을 떠올릴 것이다. 유재석, 아이유, 방탄소년단 등등 셀럽 즉, 셀러브리티로 칭할 수 있는 인물들은 정말 많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내가 생각하는 셀럽 중 가장 인간미 있고 솔직한 매력의 연예인을 말하라고 한다면, ‘이효리’라는 인물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 이유로는 ‘효리네 민박’이라는 프로그램의 영향력이 가장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상을 솔직하고 털털하게 보여주는 모습이 ‘사람냄새’ 나는, 인간미 있는 ‘이효리’를 생각나게 한다. 감독이 이 점을 그대로 영화 속에서도 잘 활용했다고 생각한다.

2) 사람의 냄새
텍스트는 인물이 구체적인 말로 표현한 것을 말하고 서브 텍스트는 등장인물의 말 이면에 담긴 무언의 생각이나 감정이 나중에 밝혀지는 경우를 말한다. 갑자기 텍스트와 서브 텍스트의 정의를 설명한 이유는 내가 이 영화 대사를 곱씹으며 소름끼친 포인트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 미안. 너무 사람냄새 나지?”

이효리가 영화 중반과 후반에 트림을 한 직후 내뱉은 대사다. 이 말을 두 번 내뱉을 때까지만 해도 ‘사람냄새’라는 의미가 인간미를 뜻하는 줄만 알았다. 하지만 이 텍스트 안에 있는 서브 텍스트의 정확한 의미는 영화가 다 끝난 후 알게 되었다. 정말 ‘사람’ 냄새를 뜻한다는 것을 말이다.

3) 사람 사는 냄새
세번째로 떠오른 사람냄새는 바로, 사람 사는 냄새였다. 이는 각자가 살아온 환경을 의미한다. 이러한 의미로도 ‘사람냄새‘를 해석한 이유로는, 세 남매의 살아온 고된 날의 스토리가 영화를 끌고 가는 중요한 부분 중 한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가난하고 고된 사람의 냄새와 셀럽으로 살아온 사람의 냄새가 많이 다를 것 같지만, 사실은 그리 다르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려는 것이 아니었을까.

3. 충격 반전 엔딩

이효리와 남매의 실랑이가 무르익을 시점, 구교환이 코피로 쓴 병풍이 완성되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장면들을 배경으로 구교환이 코피로 쓴 글씨가 이효리의 목소리와 함께 엔딩 크레딧 올라가듯 천천히 올라간다.

단편 영화 <사람냄새 이효리> 중

“자수합니다. 저 이효리는 반려견을 잡아 먹은 아저씨를 먹었습니다. 후회는 없습니다.”

이 글씨가 서서히 올라가는데 몸에 소름이 돋았다. 순간 아, 하며 무심코 지나쳤던 이효리가 한 대사, 행동의 의미를 단번에 이해했다. 이 영화 역시 한 번만 봐서는 안 되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어 2번 정도 더 보았다.
초반에 이효리가 계단을 내려오며 중얼거리는 대사가 있었는데 한 번 보았을 때는 대사가 들리지 않았다. 솔직히 아예 다르게 이해해서 처음에는 부산스러운 삼남매가 마음에 안 들어 중얼대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그 대사는 정확히 반려견을 잡아 먹은 아저씨, 즉 이웃 사람을 저격하는 말이었다.
이러한 반전 엔딩에 나는 또다시 단편 영화의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또한 이 엔딩으로 인해 영화의 분위기를 더욱 강렬하게 보여주고 살려주었다고 생각한다.

4. 이 영화에서 말하고자 한 주제의식

이 영화에서 말하고자 한 주제의식을 정확히 해석하기에는 어려웠다. 그렇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이 작품에서  이야기하고 싶었던 부분은 사람 사는 거 다 똑같다는 것. 셀럽이든 일반인이든 누구나 결점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인간이다. 이 영화에서는 개성 강한 인물들의 극단적인 스토리 때문에 이들과는 다르다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극단적인 점을 빼고 본다면 우리의 삶과 별다를 것 없이 느껴진다.

5. 감상평

<사람냄새 이효리>라는 작품은 단편 영화를 보는 데 있어 재미있는 요소를 상당 부분 충족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연출, 분위기, 엔딩을 다 갖춘 영화라는 생각이 들어 높게 평가하고 싶다. 단편 영화를 잘 접해보지 않았거나 단편 영화의 매력을 못 느낀 분들께 이 영화를 꼭 추천하고 싶다.

“<사람냄새 이효리>라는 제목을 계속해서 되새기게 하는 작품”